걸어온 길  칼럼
 

[인사이드칼럼] 物神主義 덫 벗어나자 - 2014년 06월 10일 (화)

성낙인 | 2014.06.12 21:09 | 조회 1991
세계 최빈국에서 반세기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 발전사의 이면에는 정신보다는 물질이 지배하는 사회로 변모되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공맹(孔孟) 사상과 주자학이 뿌리내린 동방예의지국, 인도 시성 타고르가 음유한 `동방의 등불`을 밝히던 기개 높은 선비정신은 사라지고 물질만능 사고가 지배한다. 권력과 금력에 의탁하는 탐욕의 이면에는 올곧은 인재난으로 귀결된다. 이래서는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최영 장군이나 지조와 청렴을 겸비한 황희 정승 같은 이를 찾기 어렵다.

성과 지상주의에 얽매이는 한 정신보다는 물질이 세상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 산업화 과정에서는 성장만이 살길이었다. 사람에 대한 평가조차 성과지표로 재단당했다. 목표를 정해 놓고 오로지 `돌격 앞으로`만 있을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한민족 특성인 은근과 끈기는 사라지고 `빨리 빨리`가 시대의 화두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성과의 이면에 도사린 어두운 그림자를 해소하지 못한 곳에 필연적으로 성과주의 폐해가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1970년대를 관통한 전태일 열사의 분신과 YH 여성 노동자 사태는 그 단적인 예다. 마침내 청년학도들조차 학업을 팽개치고 노학(勞學) 연대로 치닫게 되었다. 민주화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는 과격한 노동투쟁은 산업화 시대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불행한 유산이다.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통한 기업의 기술혁신은 창의경제의 기본 철학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오늘날 세계 초일류를 뽐내는 전자ㆍ반도체ㆍ조선ㆍ철강 산업 성장사는 그야말로 신화 창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만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에 터를 잡은 기술만이 창조적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근래에 불고 있는 인문학 열풍도 단순히 사치스러운 외장용이 아니라 진정한 인간의 자아를 찾아가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초석이 되어야 한다.

뿌리 깊은 나무는 가뭄에도 살아남게 마련이다. 학문의 깊은 샘은 학문의 뿌리인 기초를 튼튼히 해야만 이룰 수 있다.

세월호 참극에 뒤이어 피사의 사탑처럼 기울어진 건물은 시대의 부조리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지금부터라도 기초를 다지고 기본을 튼튼히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도덕 재무장과 정신 부흥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굳이 성장시대 4H운동이나 새마을운동으로 되돌아갈 필요는 없다.

지금 이 시대에 요구되는 덕목이 무엇인지를 찾아가야 한다. 평생을 선량한 목자로 살아 온 김수환 추기경의 `내 탓이오`를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한다.

지방선거에서 보여 준 유권자 표심은 집권여당이나 야당이 상생의 길을 가라는 것이다. 산업계나 노동계도 합법적 틀 속에서 함께해야 한다. 수도 서울의 중심축인 강남역 일원에 위치한 세계 초일류 기업 삼성타운에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는 노동투쟁은 이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드러낸다.

1000억달러가 넘는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가 자식들에게는 1000만달러만 주고 나머지는 공익재단에 기부했다. 일이 터질 때마다 할당된 듯한 기부금을 낼 것이 아니라 평소에 부의 사회적 환원을 일상화해야 한다. 권력자와 부자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자리에 사회적 갈등만 증폭될 뿐이다.

일찍이 막스 베버가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주창한 합리적 자본주의가 자리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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