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온 길  칼럼
 

[칼럼] 변호사시험의 향방 - 법률저널 2014년 05월 02일(금)

성낙인 | 2014.05.07 20:31 | 조회 2416
제3회 변호사시험 결과가 4월 8일 발표되었다. ‘입학정원 2,000명의 75%(1,500명) 이상’의 합격 기준을 적용하여, 총 응시자 2,292명 중 1,950명은 과락을 면한 반면 342명은 과락을 받아 면 과락자 중 1,550명을 합격자로 결정했다. 무엇보다 특징적인 것은 응시자 대비 합격률이 67.63%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제1회 변시에서는 응시자 대비 87.15%, 제2회 변시에서는 응시자 대비 75.17%였다. 현 추세대로라면 매년 7% 전후의 합격률 하락이 예상된다.

첫째, 현행 변시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합격률이다. 매년 입학정원 대비 합격률을 설정하다보니 해마다 전년도 불합격자들이 적체되기 때문에 불합격자의 숫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애초 제1회 변시 때부터 응시자대비 합격률이 아니라 2천명 정원 대비 합격률을 안이하게 설정하였기 때문이다. 첫 해이다 보니까 당연히 정원 2천명보다 적은 숫자가 응시하게 되었고 정원 대비 합격률을 설정하다 보니까 사실상 전원 합격하는 기현상을 초래하였다. 하지만 2차년도부터 사정은 전혀 달라지기 시작한다. 5회까지 응시한다는 전제에서 본다면 입학정원대비 합격률의 함정은 더욱 심화되기 마련이다.

합격률이 저하되면서 당연히 대학마다 합격률 제고를 위해 초비상이다. 합격률 평균 67%라면 80-90% 대 합격률을 보인 로스쿨이 다수 있음에 비추어 상당수 로스쿨에서는 합격률이 50%대 심지어 그 이하도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에는 당연히 더 심화될 것이다. 이 같은 추세대로라면 내년 후 내년에는 심지어 20%대 합격률을 보이는 로스쿨도 생길 수 있다. 이 경우 일본에서 드러난 사례대로 당해 로스쿨의 폐교문제까지 거론될 것이다. 그 즈음이면 로스쿨의 새로운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진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것이냐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애초에 응시자대비 합격률을 설정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묻어난다. 무엇보다도 합격률 저하는 결국 로스쿨이 변호사고시장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원래 로스쿨이 지향하던 목표와 가치가 송두리째 사라지게 될 것이다. 물론 합격자조차도 취업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꾸 합격자를 양산해서는 안 된다는 견해도 일리가 없는 바는 아니지만 로스쿨 제도의 본질에 충실하게 합격자 배출이 되어야만 로스쿨 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변시 합격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 학생들이 갈수록 변시과목만 공부하게 되는 현상을 탓할 수 없지 않은가.

둘째, 불합격자의 현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초시생 대비 재시·삼시생의 합격률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초시자 평균득점은 871.53점으로 전체 응시자 평균(843.35점)에 비해 높은 반면, 재시·삼시자 평균득점은 735.85점으로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과락자 342명 중 초시자의 과락인원은 169명으로 전년도 237명보다 대폭 감소한 반면 재시·삼시자의 과락비율은 초시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았다. 초시생은 응시자 1,816명 중 1,395명(76.81%)이 합격했고 재시생은 346명 중 133명(38.43%), 삼시생은 130명 중 22명(16.92%)이 합격하는 비율을 보였다.

통계를 기준으로 본다면 삼시생은 거의 전멸하다시피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쩌면 우수한 인재로서 로스쿨에 입학하였지만 로스쿨 내지 법학에 적응하지 못하였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서울대 로스쿨에서조차도 연이은 불합격자를 다수 배출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우수한 인재들이 로스쿨입학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고도 낙오자가 되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갈수록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들이 비록 로스쿨과 변시에서는 낙오자가 되었지만 인생의 먼 항로에서 낙오자가 되지 않도록 학교당국과 주변의 따뜻한 격려가 필요하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로스쿨 입학의 적성에 대한 사전 점검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 지점에서 법학적성시험(LEET)이 과연 제대로 학생들의 법학적성을 검증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twitter facebook me2day
178개(1/9페이지)
칼럼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78 [칼럼] 시대와 함께한 법학자의 길 - 법률저널 2014년 07월 04일 성낙인 2181 2014.07.08 07:06
177 [인사이드칼럼] 物神主義 덫 벗어나자 - 2014년 06월 10일 (화) 성낙인 1992 2014.06.12 21:09
176 [칼럼] 영욕에 휩싸인 ‘관피아’ - 법률저널 2014년 06월 05일 성낙인 1938 2014.06.09 20:08
>> [칼럼] 변호사시험의 향방 - 법률저널 2014년 05월 02일(금) 성낙인 2417 2014.05.07 20:31
174 [칼럼] 대학교육의 정상화와 로스쿨 - 법률저널 2014년 04월 04일 성낙인 939 2014.04.07 09:32
173 [국회보 2014년 4월호] 국민의 기본권 보장 - 2014년 04월 0 성낙인 1446 2014.04.04 09:09
172 [인사이드칼럼] `7번방의 선물`은 계속돼야 - 매일경제 2014년 04 성낙인 822 2014.04.02 09:33
171 [오피니언 / 포럼] 이석기 의원 除名은 국회의 憲法책무 - 문화일보 2 nakin 698 2014.02.20 09:07
170 [칼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구성의 합리성 담보 - 법률저널 2014년 nakin 858 2014.02.10 09:31
169 [인사이드칼럼] 대학의 자유가 기업혁신 낳는다 - 매일경제 2014년 0 nakin 645 2014.01.22 09:32
168 소통과 통합의 법률문화 - 법률저널 2013년 01월 03일 (금) nakin 641 2014.01.06 09:18
167 [명사 에세이] 독도는 외롭지 않다 - 동아일보 2013년 12월 24일 nakin 1066 2013.12.26 09:26
166 [칼럼] 로스쿨과 메디컬스쿨 - 법률저널 2013년 12월 06일 (금) nakin 798 2013.12.09 09:27
165 [인사이드칼럼] `17년의 고통` 덧나지 않기를 - 매일경제 2013년 nakin 703 2013.11.19 11:17
164 [칼럼] 법률가의 이전투구 - 법률저널 2013년 11월 01일 (금) nakin 625 2013.11.04 09:26
163 [칼럼] 법률가의 윤리와 사회적 책임 - 법률저널 2013년 10월 04 nakin 712 2013.10.07 09:23
162 [기고] 국가 정체성에 대한 도전은 용납될 수 없다 - 조선일보 2013 nakin 613 2013.09.16 09:26
161 [인사이드 칼럼] 내란죄에 관용은 없다 - 매일경제 2013년 09월 0 nakin 669 2013.09.04 09:33
160 [칼럼] 로스쿨 진학생의 다양화 - 법률저널 2013년 08월 08일 ( nakin 1751 2013.08.09 08:55
159 [칼럼] 법관의 길 - 법률저널 2013년 07월 05일 (금) nakin 770 2013.07.08 09:31
 
 
Warning: Unknown: open(./_tmp/session/sess_kcjnof7g3aq93104tfsqijg3b4, O_RDWR) failed: No such file or directory (2) in Unknown on line 0 Warning: Unknown: Failed to write session data (files). Please verify that the current setting of session.save_path is correct (./_tmp/session) in Unknown on line 0